본선까지 이어진 '비명횡사'…'野 탈당파' 생환 실패

입력 2024-04-10 23:29   수정 2024-04-10 23:34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탈락 후 당적을 옮긴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중 상당수가 본선에서 생환에 실패했다. 정권 심판론이 우위를 점한 데다 제3지대 움직임이 찻잔 속 미풍에 그치면서 이른바 ‘비명횡사’가 본선에서도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1시 18분 개표 기준 새로운미래 후보로 출마한 5선의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과 4선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은 각각 득표율이 3위에 머물며 낙선이 확실시됐다. 대전 대덕에 출마한 초선 박영순 의원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2~3월 민주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현역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으며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창당한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겼다.

새로운미래 후보로 원래 자신들의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지역구 주민들은 민주당 당적이 사라진 이들 의원들을 외면했다. 거대 양당 위주의 진영 대결 양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사표 방지 심리’까지 작용하자 3지대 후보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다만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기 전 ‘이재명 체제’를 비판하며 지난 1월 탈당 후 이낙연 전 총리와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김종민 의원(재선)은 세종갑에서 3선이 유력해졌다.

민주당이 당초 공천한 이영선 후보가 ‘갭투기’ 의혹에 휘말리며 후보 등록 후 공천이 뒤늦게 취소되면서 김 의원이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뒤 개혁신당으로 적을 옮긴 이원욱(3선)·조응천(재선) 의원은 본선에서 거대 양당의 높은 벽에 좌절했다. 이 의원은 경기 화성정, 조 의원은 남양주갑에 출마했지만 각각 3위에 그쳤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옮긴 민주당 탈당파 역시 생환에 실패했다. 4선 김영주 의원은 민주당에서 컷오프 된 뒤 국민의힘 당적으로 서울 영등포갑에서 5선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채현일 후보에 밀렸다.


민주당에서 계파색이 옅었던 5선 이상민 의원은 지난 1월 일찌감치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전 유성을 후보로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민주당의 지지층은 굉장히 견고한데다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당 탈당파의 행보는 이 같은 야권의 단일 대오를 흐트러뜨리고 분열시키는 ‘해당(害黨) 행위’ 정도로 인식돼 환영받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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